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 같은 물질이 약도 되고 독도 되는 까닭
화학 · 화학과 우리 생활 · 약학
책 소개
서울대 약학대학 교수이자 독성학 연구자인 정진호가 인류를 살린 약과 비극을 부른 약을 함께 다루는 책입니다. 저자는 마취제·백신·항생제처럼 수많은 사람을 구한 약과, 아편·탈리도마이드·가습기살균제처럼 큰 피해를 남긴 물질을 한자리에서 살펴봅니다. 두 이야기를 나란히 놓고 보면, 어떤 물질이 약이 되느냐 독이 되느냐는 물질 자체보다 그 물질을 얼마나 쓰느냐에 달려 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약학을 화학과 생명과학이 연결되는 학문으로 처음 접하는 학생이, '약과 독은 무엇으로 갈리는가'라는 의문으로 탐구를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책은 약과 독이 본래 다른 물질이 아니라는 점을 여러 사례로 보여 줍니다. 저자가 자주 인용하는 말은 16세기 의학자 파라셀수스가 남긴 '모든 물질은 독이며, 독이 아닌 것은 없다.
다만 용량이 약과 독을 가른다'는 원칙입니다. 실제로 보툴리눔 독소는 적은 양으로는 주름을 펴는 약이 되지만 많은 양으로는 근육을 마비시키는 독이 되고, 모르핀 같은 진통제도 정해진 양을 넘기면 호흡을 멈추게 합니다. 저자는 신약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가장 중요한 일이 바로 사람에게 해롭지 않으면서 효과를 내는 용량의 범위를 찾아내는 일이라고 설명합니다.
화학에서는 물질의 양을 셀 때 입자의 개수를 기준으로 삼는데, 그 단위가 몰입니다. 1몰은 입자 6.022×10²³개를 묶은 양이고, 이 수를 아보가드로 수라고 합니다.
물질마다 입자 1개의 질량이 다르기 때문에, 같은 1몰이라도 물질에 따라 전체 질량이 달라집니다. 어떤 물질 1몰의 질량을 그 물질의 몰질량이라고 하며, 단위는 g/mol입니다. 그래서 물질의 질량을 몰질량으로 나누면 그 안에 입자가 몇 몰 들어 있는지 구할 수 있습니다. 질량과 몰, 입자 수가 이렇게 서로 연결되어 있어, 우리는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의 개수를 무게를 재서 헤아릴 수 있습니다.
약과 독을 가르는 용량은 어떻게 정해질까요? 화학에서 배우는 몰과 몰질량으로 그 출발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약효를 내는 것은 약 성분의 분자가 몸속에서 표적에 결합하는 일이고, 효과의 세기는 결국 표적에 닿는 분자의 개수로 결정됩니다. 그런데 분자는 너무 작아 하나하나 셀 수 없으므로, 약을 만들 때는 분자 수를 몰로 환산하고 다시 무게로 바꿔 다룹니다. 예를 들어 아세트아미노펜은 분자 1개의 질량이 작아 몰질량이 약 151g/mol인데, 한 알에 500mg이 들었다면 그 안에는 약 0.0033몰, 곧 2×10²¹개가 넘는 분자가 들어 있는 셈입니다. 성분이 같아도 분자 1개의 무게가 다르면 같은 효과를 내는 데 필요한 무게가 달라지므로, 약의 복용량은 분자량과 몰을 기준으로 계산합니다. 너무 적으면 표적에 닿는 분자가 모자라 효과가 없고, 너무 많으면 표적을 넘어 다른 곳까지 작용해 독이 되기 때문에, 약을 안전하게 쓰는 일은 이 분자의 개수를 정확히 맞추는 일에서 시작됩니다.
약과 독이 용량으로 갈린다는 말은 결국 몸에 들어가는 약 분자의 개수가 효과와 부작용을 동시에 정한다는 뜻입니다. 약 성분의 분자는 몸속에서 특정 표적, 이를테면 효소나 수용체에 결합해 작용을 일으킵니다.
표적에 닿는 분자가 너무 적으면 작용이 약해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적당하면 원하는 치료 효과가 나며, 그보다 더 많아지면 표적을 넘어 다른 단백질이나 장기에까지 결합해 해로운 반응을 일으킵니다. 효과를 내는 양과 해를 끼치는 양 사이의 간격을 안전역이라고 하는데, 이 간격이 넓은 약일수록 다루기 쉽고, 좁은 약일수록 조금만 더 써도 위험해 정밀한 용량 조절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약을 설계할 때는 한 번에 먹는 무게를 정하기 위해 성분의 몰질량을 바탕으로 분자 수를 계산하고, 사람마다 체중과 대사 속도가 달라 같은 무게라도 몸속 농도가 달라지는 점까지 고려합니다. 이 책에서 본 '용량이 약과 독을 가른다'는 원칙을 출발점 삼아, 익숙한 약 한 가지를 골라 한 알에 든 성분의 몰수를 직접 계산해 보고, 그 양이 어떻게 효과와 부작용의 경계를 정하는지를 화학의 관점에서 탐구할 수 있습니다.
생기부 기재 예시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를 읽고 약과 독이 갈리는 기준에 호기심을 가져 탐구를 시작함. 용량과 분자 수가 효과와 부작용을 함께 좌우한다는 점에 주목하여 파라셀수스의 원칙과 보툴리눔 독소, 모르핀 사례를 정리함.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의 몰질량을 바탕으로 500mg에 들어 있는 몰수를 계산하고, 이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분자 개수를 질량으로 환산하는 과정을 설명함. 특히 몰과 몰질량의 관계를 활용해 복용량이 정해지는 이유를 논리적으로 분석하고, 안전역이 좁은 약일수록 정밀한 용량 조절이 필요함을 제시함. 약학 분야에 적성을 보이며 관련 개념을 생활 속 약물 복용과 연결해 탐구 보고서 작성으로 마무리함.
* 2026 생기부 기재 가이드라인, MOE Q&A와 FAQ, 메디컬저널 작성 공식 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