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면역 — 우리 몸이 병원체를 알아보고 막아내는 방식을 그림으로 풀어낸 책
생명과학 · 면역 · 임상병리학
책 소개
과학 유튜브 채널 쿠르츠게작트를 만든 필리프 데트머가 우리 몸의 면역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45장의 그림과 함께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자는 서른두 살에 암을 겪으며 면역계의 정교함에 감탄해 이 책을 썼다고 밝힙니다. 병원체가 몸에 들어오면 어떤 세포가 먼저 나서고, 어떻게 그 침입자를 알아보며, 한 번 앓은 병에 다시 잘 걸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인지를 차근차근 풀어 갑니다. 임상병리학은 혈액과 체액 속의 항체나 백혈구를 검사해 몸의 면역 상태를 읽어내는 분야와 연결되는데, '몸은 무엇을 보고 적과 나를 구분하는가'라는 의문으로 탐구를 시작하려는 학생에게 좋은 출발점이 됩니다.
책은 면역을 크게 두 단계의 방어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먼저 피부와 점막 같은 장벽이 병원체의 침입을 1차로 막고, 그 안쪽에서는 식세포가 들어온 침입자를 가리지 않고 잡아먹으며, 다친 자리에는 붉게 붓고 열이 나는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이 방어로도 막지 못하면 림프구가 나서서, 그 병원체에만 들어맞는 항체를 만들어 정확히 표적을 공격합니다. 저자는 한 번 병원체와 싸운 림프구의 일부가 기억세포로 남아, 같은 병원체가 다시 들어왔을 때 훨씬 빠르고 강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이것이 백신이 효과를 내는 원리라고 설명합니다.
사람의 몸은 병원체의 침입을 막기 위해 여러 단계의 방어 작용을 합니다. 첫 번째는 선천 면역으로, 특정 병원체를 가리지 않고 빠르게 일어나는 비특이적 방어입니다.
피부와 점막은 병원체가 몸속으로 들어오는 것을 막는 물리적 장벽이 되고, 그 안쪽에서는 식세포가 침입한 병원체를 잡아먹는 식세포 작용과 염증 반응이 일어납니다. 선천 면역으로 막지 못하면 후천 면역이 작동하는데, 이는 특정 병원체에만 반응하는 특이적 방어입니다. B 림프구와 T 림프구가 관여하며, 항체는 자신과 들어맞는 특정 항원에만 결합하는 항원·항체 반응을 일으킵니다. 또한 한 번 침입한 항원을 기억하는 기억세포가 남아, 같은 항원이 다시 들어오면 더 빠르고 강하게 반응하는 2차 면역반응이 일어납니다.
한 번 앓은 병에 다시 잘 걸리지 않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생명과학에서 학습하는 후천 면역과 기억세포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병원체가 처음 들어오면 후천 면역이 작동해 그 병원체에만 들어맞는 항체를 만드는데, 이 1차 면역반응은 항체가 충분히 만들어지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이때 반응에 참여한 림프구 가운데 일부는 사라지지 않고 기억세포로 남습니다. 같은 병원체가 다시 들어오면 이 기억세포가 곧바로 반응해, 처음보다 훨씬 빠르고 많은 양의 항체를 만들어 내기 때문에 병을 앓기 전에 막아냅니다. 백신은 이 원리를 이용합니다.
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로 약하게 만든 항원을 미리 넣어 1차 면역반응과 기억세포 형성을 유도해 두면, 나중에 진짜 병원체가 들어왔을 때 몸이 2차 면역반응으로 신속하게 대응합니다. 임상병리 검사에서 혈액 속 특정 항체가 있는지를 확인하면, 그 사람이 어떤 병원체에 노출됐거나 백신으로 면역을 갖췄는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면역이 적과 나를 구분한다는 말의 핵심은 항원과 항체의 결합에 있습니다. 항원은 병원체의 표면에 있는 특정 구조이고, 항체는 그 항원에만 들어맞도록 만들어지는 방어 단백질입니다.
항체의 끝에는 특정 항원하고만 결합하는 부위가 있어서, 마치 자물쇠에 맞는 열쇠처럼 정해진 항원에만 달라붙습니다. 이 결합의 특이성 덕분에 후천 면역은 몸속의 수많은 물질 가운데 침입한 병원체만 골라 표적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진단검사의학에서 다루는 면역검사는 바로 이 원리를 거꾸로 이용합니다.
어떤 병원체에 대한 항체가 사람의 혈액에 있는지 알고 싶을 때는, 그 병원체의 항원을 검사 시약으로 준비해 두고 혈액과 섞습니다. 혈액 속에 그 항원에 맞는 항체가 있으면 항원·항체 반응이 일어나 결합이 관찰되고, 없으면 반응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렇게 결합이 일어났는지를 색 변화나 응집 같은 신호로 바꾸어 읽으면, 눈에 보이지 않는 항체의 존재를 검사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같은 원리로 항원의 존재를 항체로 검출하기도 하는데, 코로나19 신속항원검사가 이 방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