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양이 뭐지? — 대립하는 두 기운이 서로 의존한다는 한의학의 사고
윤리와 사상 · 유교/불교/도교 · 한의학
책 소개
한의사인 전창선과 어윤형이 음양오행을 일상의 언어로 풀어 설명하는 책입니다. 저자들은 음양을 신비로운 비법으로 포장하지도, 무리하게 현대 과학에 끼워 맞추지도 않습니다. 대신 낮과 밤, 차가움과 따뜻함, 움직임과 멈춤처럼 누구나 겪는 대비에서 출발해, 한의학이 인체와 자연을 같은 언어로 이해하려 한 까닭을 보여 줍니다. 음양오행이 비과학적이라는 인상 때문에 한의학에 선뜻 다가가지 못하던 학생이, '음양이라는 사고방식은 도대체 무엇이고 어디서 왔는가'라는 의문으로 진로 탐구를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책은 음양을 서로 떨어진 두 실체가 아니라, 한쪽이 있어야 다른 쪽도 성립하는 짝으로 설명합니다. 낮이 있어야 밤이 의미를 가지고, 따뜻함이 있어야 차가움을 구별할 수 있듯이, 음과 양은 대립하면서도 서로에게 기대어 있다는 것입니다.
저자들은 이 관계가 고정된 것이 아니라, 낮이 길어지면 밤이 짧아지듯 끊임없이 한쪽으로 기울고 다시 돌아오며 균형을 이룬다고 봅니다. 그래서 책은 음양을 '좋고 나쁨'이나 '옳고 그름'으로 나누는 잣대가 아니라, 변화하는 자연과 인체를 읽어 내는 하나의 틀로 받아들이자고 제안합니다.
동양 윤리사상에서 도가의 노자는 세상의 사물을 서로 대립하는 것끼리 짝지어 이해했습니다. 있음과 없음, 어려움과 쉬움, 길고 짧음처럼 한쪽은 다른 쪽이 있어야 비로소 성립한다고 본 것인데, 이를 유무상생이라고 합니다.
노자는 어느 한쪽만 옳다고 고집하는 태도를 경계하고, 자연이 늘 균형과 조화를 향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도가는 인위적인 간섭을 줄이고 자연의 흐름을 따르는 무위자연을 이상으로 삼았습니다. 대립하는 두 측면을 떼어 놓지 않고 하나의 관계로 묶어 보는 이 사고방식은, 동양에서 자연과 인간을 이해하는 바탕이 되었습니다.
음양은 왜 한쪽만으로는 뜻을 갖지 못할까요? 윤리와 사상에서 배우는 노자의 유무상생으로 그 출발점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노자는 있음과 없음이 따로 떨어진 것이 아니라, 한쪽이 있어야 다른 쪽도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음양도 이와 같은 짜임입니다. 낮이라는 양은 밤이라는 음이 있어야 구별되고, 따뜻함은 차가움과 견주어야 알 수 있으므로, 음과 양은 대립하면서도 서로에게 기대어 있습니다.
두 기운이 떨어져 있지 않고 서로 의존하며 변한다는 점이, 노자가 본 대립의 상호의존과 음양 사고가 서로 통하는 지점입니다. 한의학은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틀을 인체에 적용합니다(응용). 몸의 기능이 활발해지는 쪽을 양, 가라앉고 저장하는 쪽을 음으로 보고, 둘 사이의 균형이 무너질 때 병이 생긴다고 풀이합니다. 그래서 한의학의 진단과 치료는 어느 한쪽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기운 균형을 되돌리는 방향을 향합니다.
음양은 세상을 서로 대립하는 두 측면의 관계로 읽으려는 사고방식입니다. 핵심은 음과 양이 각각 독립된 실체가 아니라, 상대가 있어야 비로소 성립하는 짝이라는 점입니다.
낮과 밤, 더위와 추위, 활동과 휴식처럼 한쪽이 강해지면 다른 쪽이 약해지고, 다시 약해진 쪽이 차오르며 전체가 균형을 향해 움직입니다. 노자의 유무상생이 있음과 없음을 서로 의존하는 관계로 본 것과 마찬가지로, 음양도 대립을 끊어 내지 않고 하나의 관계로 묶어 봅니다. 한의학은 이 틀을 인체에 옮겨, 몸의 기능을 양의 측면과 음의 측면으로 나누고 그 균형이 어긋나는 상태를 병으로 이해합니다.
다만 이 사고가 동양에서만 나타난 것은 아니어서, 고대 그리스 의학도 몸을 이루는 여러 요소의 균형이 깨지면 병이 든다고 보았습니다. 균형을 건강의 기준으로 삼은 점은 닮았지만, 무엇을 기본 요소로 두느냐에서 두 전통은 갈라집니다. 이 책에서 본 음양의 짜임을 출발점 삼아, 음양이 자연을 설명하는 틀에서 인체를 설명하는 틀로 어떻게 넓혀졌는지, 그리고 같은 시대 다른 문명의 의학은 균형을 어떤 요소로 설명했는지를 견주어 탐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