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량한 차별주의자 — 약자를 돕겠다는 선의가 어떻게 차별이 되는가
사회와 문화 · 다양한 불평등 양상 · 사회복지학
책 소개
강릉원주대 다문화학과 교수이자 혐오·차별 문제를 연구해 온 김지혜가, '선의를 가진 사람도 차별을 할 수 있다'는 불편한 사실을 정면으로 다루는 책입니다. 저자는 우리가 무심코 던지는 말이나 당연하게 여기는 제도 속에 어떻게 차별이 숨어 있는지를 여러 사례로 짚어 갑니다. 그러면서 한 사람이 어떤 면에서는 차별받는 쪽이고 동시에 다른 면에서는 차별하는 쪽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사회복지를 '약자를 돕는 따뜻한 일'로만 생각하던 학생이, '내가 돕겠다는 그 마음이 오히려 누군가를 더 작아지게 만들 수 있지 않을까'라는 의문으로 탐구를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책은 차별이 대놓고 미워하는 마음에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 평범하고 선량한 사람의 일상 속에서도 일어난다는 점을 여러 사례로 보여 줍니다. 저자가 거듭 강조하는 것은 사람은 누구나 여러 정체성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서, 한 사람이 어떤 자리에서는 다수에 속하고 다른 자리에서는 소수자가 된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차별받은 경험은 잘 기억하면서도, 자신이 누리는 유리함은 잘 보이지 않는다고 설명합니다. 저자는 차별을 줄이려면 먼저 자신이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를 자각하고, 좋은 의도만으로는 평등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와 문화에서는 사회 안에 여러 모습의 불평등이 있다고 보고, 그중 하나로 사회적 소수자 차별을 다룹니다. 사회적 소수자는 단순히 수가 적은 사람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 그 사회에서 불리한 대우를 받는 위치에 놓인 사람들을 가리킵니다.
누구든지 처한 상황에 따라 사회적 소수자가 될 수 있다고 보며, 그래서 차이가 곧 차별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다룹니다. 이런 차별을 줄이는 방법으로는 편견과 고정 관념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인정하는 인식의 변화와 함께, 차별을 금지하는 법과 정책을 마련하는 제도적 노력을 함께 제시합니다.
선의를 가진 사람도 어떻게 차별을 하게 될까요? 사회와 문화에서 배우는 사회적 소수자 개념으로 그 까닭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이 과목에서는 사회적 소수자를 수가 적은 사람이 아니라 그 사회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인 사람으로 정의하고, 누구든지 상황에 따라 사회적 소수자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 정의를 따라가면, 한 사람이 어떤 면에서는 다수에 속해 유리하고 다른 면에서는 소수자에 속해 불리할 수 있다는 점이 드러납니다. 자신이 유리한 자리에 서 있을 때는 그 자리에서 무엇이 차별인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에, 좋은 의도를 가진 사람도 무심코 차별에 가담하게 됩니다. 사회와 문화에서 차별의 해결책으로 개인의 인식 변화와 함께 법·제도를 드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개인의 선의만으로는 보이지 않는 차별을 다 걷어 낼 수 없으므로, 차별을 금지하는 규범을 사회 차원에서 함께 세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선의가 차별이 될 수 있다는 말은, 차별이 미워하는 마음이 아니라 자신이 선 자리의 한계에서 비롯된다는 뜻입니다. 한 사람은 성별, 나이, 장애 여부, 출신 같은 여러 기준을 동시에 지니고 있어서, 어떤 기준에서는 다수에 속해 유리하고 다른 기준에서는 소수자에 속해 불리합니다.
그런데 사람은 자신이 불리했던 경험은 또렷이 기억하는 반면, 자신이 누려 온 유리함은 당연하게 여겨 잘 알아채지 못합니다. 바로 이 보이지 않는 유리함 때문에, 남을 돕겠다는 선한 의도를 가진 사람도 상대가 처한 불리함을 제대로 보지 못한 채 무심코 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사회복지에서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자신과 상대가 각각 어떤 자리에 서 있는지를 먼저 자각하는 일을 중요하게 봅니다.
또한 개인의 선의에만 기대지 않고, 차별을 금지하는 법과 제도를 함께 마련해 보이지 않는 차별까지 줄이려 합니다. 이 책에서 본 '선량한 차별주의자'라는 문제틀을 출발점 삼아, 일상에서 무심코 쓰는 표현이나 익숙한 제도 하나를 골라 그 안에 어떤 사회적 소수자의 불리함이 숨어 있는지를 사회와 문화의 관점에서 탐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