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란 무엇인가 — 같은 사건을 두고 정의의 판단이 갈리는 까닭
통합사회2 · 정의의 의미와 정의관 · 법학
책 소개
하버드대 정치철학 교수인 마이클 샌델이 자신의 강의 '정의(Justice)'를 바탕으로 쓴 책입니다. 저자는 난파선에서 한 사람을 희생시켜 나머지가 살아남은 사건, 대리 출산 계약, 소수자 우대 정책처럼 답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 사례를 하나씩 던지며 독자에게 묻습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도 어떤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이로우면 옳다'고 보고, 어떤 사람은 '개인의 자유를 침해하면 안 된다'고 보며, 또 어떤 사람은 '공동체의 미덕에 맞아야 한다'고 봅니다. 법학을 공부하려는 학생이 '왜 같은 사건에서 정의의 판단이 갈리는가'라는 의문으로 자기 진로 동기를 한 단계 깊이 들여다보기 좋은 책입니다.
책은 정의를 판단하는 큰 입장을 셋으로 나누어 설명합니다. 첫째는 행복을 기준으로 삼는 입장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더 큰 행복을 주는 선택이 옳다고 봅니다.
둘째는 자유를 기준으로 삼는 입장으로, 각자가 스스로 선택할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봅니다. 셋째는 공동체의 미덕을 기준으로 삼는 입장으로, 한 사회가 좋다고 합의한 가치에 맞는 것이 정의롭다고 봅니다. 저자는 어느 한 입장만으로는 현실의 어려운 사건을 깔끔히 풀 수 없음을 보여 주고, 정의를 따질 때 우리가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지부터 드러내야 한다고 말합니다.
사회에서 무엇이 정의로운지를 판단할 때 사람들은 서로 다른 기준에 선다는 점을, 통합사회에서는 두 가지 큰 입장으로 정리합니다. 하나는 자유주의적 정의관으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국가나 사회보다 개인이 우선한다고 봅니다.
다른 하나는 공동체주의적 정의관으로, 개인보다 공동체를, 개인의 이익보다 공동의 이익을 앞세우며 구성원이 서로 책임과 의무를 다할 때 사회가 정의롭다고 봅니다. 두 입장은 어느 한쪽이 옳고 다른 쪽이 틀린 것이 아니라, 같은 사회 문제를 정의관에 따라 다르게 바라보는 틀입니다. 그래서 현실의 정책은 두 관점을 함께 고려해 개인의 권리도 보장하고 공동의 이익도 추구하는 방향을 찾습니다.
같은 사건을 두고 왜 정의의 판단이 갈릴까요? 통합사회에서 배우는 정의관의 차이로 그 까닭을 설명할 수 있습니다.
정의를 판단하려면 먼저 무엇을 기준으로 삼을지를 정해야 하는데, 사람마다 그 기준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개인의 자유를 기준으로 삼는 자유주의적 정의관에 서면, 본인이 동의하지 않은 일을 사회가 강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판단합니다. 반대로 공동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는 공동체주의적 정의관에 서면, 사회 전체에 이롭다면 개인에게 일정한 책임을 지우는 것도 정당하다고 판단합니다.
같은 사건이라도 어느 정의관에 서느냐에 따라 옳고 그름의 결론이 달라지므로, 정의를 따지는 일은 결론을 외우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준에 서 있는지를 밝히는 데서 출발합니다. 책에 나오는 소수자 우대 정책을 예로 들면, 자유주의적 관점에서는 개인의 능력만으로 평가받을 권리를 강조하고, 공동체주의적 관점에서는 사회가 함께 책임져야 할 불평등의 교정을 강조하는 식으로 판단이 갈립니다. 한쪽이 보지 못하는 부분을 다른 쪽이 채우기 때문에, 현실의 법과 제도는 두 관점을 견주어 균형점을 찾습니다.
정의의 판단이 입장마다 갈린다는 말은, 정의가 정답이 하나로 정해진 영역이 아니라 어떤 가치를 더 중요하게 여기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영역이라는 뜻입니다. 자유를 기준으로 삼으면 개인이 스스로 선택할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해지고, 공동의 이익을 기준으로 삼으면 사회 전체에 돌아가는 결과가 더 중요해지며, 공동체의 미덕을 기준으로 삼으면 그 사회가 합의한 좋은 가치에 맞는지가 중요해집니다.
현실의 어려운 사건은 이 기준들이 서로 부딪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한정된 자원을 누구에게 먼저 배분할지를 정할 때, 가장 큰 이익을 내는 사람에게 줄지, 가장 어려운 사람에게 줄지, 똑같이 나눌지에 따라 결론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법을 만들고 적용하는 일은 어느 한 기준만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가치 사이에서 무엇을 얼마나 양보할지를 정하는 일이 됩니다. 이 책에서 본 세 입장을 출발점 삼아, 학교폭력 처벌이나 소수자 우대 정책처럼 의견이 갈리는 사회 쟁점을 하나 골라, 각 정의관이 그 사건을 어떻게 다르게 판단하는지를 비교하며 자기 기준을 세워 보는 탐구로 확장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