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상한 정상가족 — '정상가족'이라는 기준이 누구를 차별하는지 묻는 책
통합사회1 ·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 윤리 · 가정교육
책 소개
전 세이브더칠드런 권리옹호부장이자 기자 출신인 김희경이 한국 사회의 '정상가족' 통념을 정면으로 살펴보는 책입니다. 저자는 부모와 자녀, 결혼한 부부로 이루어진 가족만을 정상으로 여기는 시선이 어떻게 한부모 가정, 미혼모, 입양 가정, 다문화 가정을 '비정상'으로 밀어내는지 사례로 보여 줍니다. 또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체벌처럼,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아이의 권리가 어떻게 가려지는지도 짚습니다. 가족을 가르치는 가정 교사를 꿈꾸는 학생이,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정상가족은 정말 당연한가'라는 의문으로 탐구를 시작하기 좋은 책입니다.
책은 한국에서 '정상가족'이라는 기준이 만들어 내는 차별을 여러 장에 걸쳐 다룹니다. 1부에서는 가족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살피는데, 자녀를 부모의 소유물처럼 여기는 태도가 사랑의 매라는 이름의 체벌로 이어진다고 지적합니다.
2부에서는 가족 바깥으로 눈을 돌려, 미혼모와 입양 가정, 피부색이 다른 가족이 '정상' 범주 밖에 놓여 겪는 어려움을 짚습니다. 이어 한국에서 가족이 왜 이토록 절대적인 가치가 되었는지를 묻고, 부모의 체벌을 법으로 금지하는 변화가 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로 마무리합니다.
통합사회에서는 문화를 바라보는 태도를 몇 가지로 나누어 학습합니다. 자기 문화를 가장 우월하다고 여기며 다른 문화를 낮춰 보는 태도를 자문화 중심주의라 하고, 반대로 다른 문화를 맹목적으로 동경해 자기 문화를 열등하게 여기는 태도를 문화 사대주의라고 합니다.
이 둘은 모두 문화에 우열을 매기는 절대적 기준이 있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와 달리 각 문화가 그 사회의 환경과 맥락 속에서 고유한 의미를 지닌다고 보고 그 자체로 이해하려는 태도를 문화 상대주의라고 합니다. 다만 문화 상대주의에도 한계가 있어서,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는 관습까지 문화라는 이유로 인정할 수는 없으며, 이때 지켜야 할 기준이 인류가 공통으로 추구하는 보편 윤리입니다.
우리가 떠올리는 '정상가족'은 정말 모두에게 자연스러운 기준일까요? 통합사회에서 배우는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 윤리로 이 물음에 답할 수 있습니다.
한 사회가 오래 공유해 온 가족의 모습은 그 사회의 역사와 환경 속에서 형성된 하나의 문화이므로, 다른 형태의 가족을 우열로 가르지 않고 문화 상대주의의 태도로 이해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그러면 한부모 가정이나 입양 가정도 '비정상'이 아니라 저마다 사정을 지닌 가족으로 보게 됩니다. 다만 문화라는 이유로 무엇이든 받아들일 수는 없어서, 사랑의 매라는 이름의 체벌처럼 아이의 존엄성을 해치는 관습은 보편 윤리에 비추어 다시 살펴야 합니다. 곧 다양한 가족을 차별 없이 인정하는 일과, 가족 안에서 약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 윤리라는 두 기준을 함께 적용할 때 균형을 잡을 수 있습니다.
문화 상대주의는 어떤 문화든 그 사회의 환경과 역사라는 맥락 안에서 형성되었으므로, 바깥의 잣대로 우열을 매기지 말고 그 맥락 속에서 이해해야 한다는 태도입니다. 가족의 모습이 사회마다 다른 것도 같은 이유인데, 대가족과 핵가족, 한부모 가정처럼 가족의 형태는 그 사회의 경제 구조와 생활 방식에 따라 달라져 왔습니다.
그런데 한 사회에서 특정한 가족 형태가 오래 표준으로 굳어지면, 사람들은 그것을 자연스러운 정상으로 여기고 다른 형태를 비정상으로 분류하기 쉽습니다. 이 통념이 차별로 이어진다는 점이 문제인데, 미혼모나 입양 가정이 받는 따가운 시선이 그 예입니다. 동시에 문화 상대주의는 모든 관습을 무조건 옹호하는 태도가 아니라는 점도 중요합니다.
인간의 존엄성과 기본권처럼 시대와 사회를 넘어 지켜야 할 보편 윤리가 있고, 아동 학대나 가혹한 체벌처럼 사람의 존엄을 해치는 관습은 문화라는 이름으로도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결국 다양한 가족을 편견 없이 인정하는 일과 가족 안 약자의 권리를 지키는 일은 어느 한쪽만으로는 부족하며, 문화 상대주의와 보편 윤리를 함께 적용할 때 비로소 균형 잡힌 판단에 이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