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물질과 에너지의 반응 속도와 촉매로 설명하는 비대칭 합성
메디컬저널
메디컬 현업 전문가팀
2026년 노벨 화학상은 거울상 분자 가운데 한쪽만 만들어지는 반응의 원리를 밝힌 앙리 카강과 소아이 겐소에게 돌아갔습니다. 카강은 촉매 재료보다 생성물이 더 순수해지는 비선형 효과를 발견했고, 소아이는 생성물이 자기 자신을 만드는 촉매가 되는 비대칭 자기촉매 반응을 찾아냈습니다.
2026 노벨 화학상 수상업적을 물질과 에너지 「반응 속도」 단원의 촉매 개념과 연계해 수학적으로 촉매 조합의 비율을 계산해보고 의약학적인 의미를 이해해보는 탐구입니다.
by 메디컬저널 김윤
대한민국 약사, 약학석사, 연구원 5년, 메디컬 학종 컨텐츠 통합 조회수 62만회, 前 과학학원 원장, 메디컬 생기부 전담, 메디컬 세특 전문 블로그 리코드라이터 운영, 입시 플랫폼 아카AI 기술자문 및 컬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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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2026년 노벨 화학상 발표문. NobelPrize.org 보도자료(2026. 10. 7.)
지난 10월 7일 발표된 2026년 노벨 화학상은 앙리 카강(Henri Kagan)과 소아이 겐소(Kenso Soai) 두 사람에게 돌아갔습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비대칭 유기 합성에서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를 발견한 공로로 두 사람을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림 2. 202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 앙리 카강(왼쪽)과 소아이 겐소(오른쪽). NobelPrize.org, Ill. Niklas Elmehed © Nobel Prize Outreach
❗️ 이번 업적은 왼손과 오른손처럼 서로 거울상인 두 분자 가운데 한쪽만 만들어지게 하는 화학 반응의 원리를 밝힌 것입니다. 노벨위원회는 이 업적을 "그들은 화학이 거울상 중 하나를 고를 수 있게 만들었다(They made chemistry choose a mirror image)"라고 소개했습니다.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1](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06492861-4fw0h5.png)
카강이 발견한 비선형 효과는 서로 다른 종류의 촉매들이 서로 다른 속도로 반응을 일으키기 때문에 나타나는데 이 현상은 물질과 에너지 과목의 「반응 속도」 단원에서 배우는 활성화 에너지와 촉매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또한 촉매 조합의 비율을 직접 계산하면 촉매 재료보다 생성물이 더 순수해지는 이유를 수치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번 주제는 효소의 작용, 촉매와 반응 속도, 약물의 구조와 작용을 다뤄 본 학생이 이어서 탐구하기 좋은 소재입니다.
# 거울상 분자와 호모키랄성
✔️ 우리의 왼손과 오른손은 손가락의 개수와 배열이 같지만, 서로 거울에 비친 모양이기 때문에 겹쳐 놓으면 완전히 포개지지 않습니다. 분자 중에도 이렇게 구성 원자와 연결 순서는 같은데 거울상이라 서로 겹쳐지지 않는 두 가지 형태로 존재하는 분자가 존재합니다.

그림 3. 거울상 관계인 L-알라닌과 D-알라닌, 그리고 왼손형 아미노산만 모인 호모키랄성.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 이런 성질을 키랄성(chirality, 그리스어로 손을 의미)이라 하고, 위 그림의 L-알라닌과 D-알라닌처럼 서로 거울상인 두 분자를 거울상 이성질체(enantiomer)라고 부릅니다. 두 분자는 같은 원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입체 구조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 몸 안에서는 서로 다르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 그런데 생명체는 대체로 두가지의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쪽만 사용하는데, 예를 들어 우리 몸의 단백질을 이루는 아미노산은 왼손형(L형)만, DNA와 RNA를 이루는 당은 오른손형(D형)만 사용합니다.
화학자들은 이처럼 한쪽 손 모양만 모여 있는 상태를. 호모키랄성(homochirality)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생명체에서 일어나는 현상과는 달리 화학자들이 이런 분자를 실험실에서 처음 만들었을 때는 두 모양이 언제나 같은 양으로 섞여 나왔습니다 ⇢ 그로 인해. 생명은 어떻게 한쪽 모양만 가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화학 반응으로 한쪽 모양만 만들 수는 없는지가 오랫동안 풀리지 않은 질문으로 남아 있었습니다.
* 참고로 거울상 이성질체는 일반적으로 R(Rectus, 오른쪽)과 S(Sinister, 왼쪽)로 입체 구조를 구분합니다. 다만 당과 아미노산에서는 주로 D(오른쪽)와 L(왼쪽) 표기를 사용하며, 두 표기법은 기준이 달라 R이 반드시 D에, S가 L에 대응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2](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2204970-22ee3w.png)
✔️ 거울상 분자 연구는 19세기 중반.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의 관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파스퇴르는 포도주를 만들 때 생기는 주석산 결정이 서로 거울상인 두 종류로 존재한다는 것을 현미경을 통해 발견하였고, 1857년에는 세균이 포도에 들어 있는 모양의 주석산만 발효시키고, 그 거울상인 주석산은 그대로 남긴다는 것을 관찰했습니다.
이후 1900년대 초 독일의 화학자 빌리 마르크발트(Willy Marckwald)는 처음으로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쪽 모양이 조금 더 많이 생기는 반응에 성공했지만, 두 모양 사이의 생성 분율 차이는 매우 작았습니다.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3](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2349020-7qbuz8.png)
❗️ 1953년에는 영국 브리스틀대의 이론물리학자 찰스 프랭크(Charles Frank)가 한쪽 모양만 남는 반응이 일어나려면 아래 세 가지 조건이 필요하다는 수학 모형을 제시했습니다.
① 비대칭 촉매 : 촉매 자체도 서로 거울상 관계인 두 가지 입체 구조를 가질 수 있으며, 이 경우 각 촉매는 특정한 거울상 이성질체가 더 많이 생성되도록 유도한다.
② 상대편 억제 : 한쪽 생성물이 늘어날 때 반대쪽 생성물은 줄어든다.
③ 자기촉매 : 만들어진 생성물이 자기 자신을 만드는 반응의 촉매가 된다.
프랭크는 논문 끝에 "실험실에서 보여 주는 것이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 위 3가지는 수학 모형에 불과했으나, 세 조건 가운데 두 번째를 처음 실험으로 확인한 사람이 카강이고, 세 조건을 한 반응에서 모두 충족한 사람이 소아이입니다. 프랭크의 모형에서 소아이의 실험까지는 무려 42년이 걸렸습니다.
# 참고문헌 Popular information: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6, Scientific background: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6, Frank FC, Biochimica et Biophysica Acta(1953)
물질과 에너지 「반응 속도」 단원에서 촉매를 배우며, 반응물 입자가 반응하려면 활성화 에너지 이상의 에너지로 충돌해야 하고 촉매는 이 활성화 에너지를 바꾸어 반응 속도를 달라지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2026년 노벨 화학상이 거울상 분자 가운데 한쪽만 만들어지는 반응의 원리를 발견한 업적으로 결정되었다는 뉴스를 보았다. 의약학 진로를 준비하고 있어서 약 성분이 오른손형인지 왼손형인지에 따라 효과와 부작용이 달라진다는 설명에 관심이 생겼고, 관련 내용을 찾아보았다.
노벨상 수상 업적을 조사하며 금속 원자에 왼손형과 오른손형 분자가 두개씩 붙어 세 종류의 촉매가 만들어지고, 이 촉매들이 서로 다른 속도로 반응을 일으킨다는 설명을 읽으며, 촉매 재료의 비율로 세 촉매의 비율을 계산하면 생성물이 더 순수해지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낼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 교과연계)
이번 탐구에서는 카강과 소아이의 발견 과정과 원리, 의약학에서의 의미를 정리하고, 촉매 재료의 오른손형 비율을 바꿔 가며 세 촉매의 비율과 반응을 이끄는 촉매의 순도를 계산했다. 마지막으로 두 순도를 그래프로 그려 직선이 아닌 곡선이 되는지 확인해 보았다.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4](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2977291-j9xdh4.png)
+) 혹은 우리가 약국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 소염진통제(NSAIDs) 성분 "이부프로펜"과 "덱시부프로펜" 의 차이에 대한 궁금증,
알러지, 비염 약 성분인 세티리진과 레보세티리진의 차이, 위산 분비 억제 기전의 전문의약품 성분인 에스오메프라졸과 오메프라졸의 차이 등의 궁금증을 탐구 동기로 할 수 있습니다.
25년만에 되찾은 노벨상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5](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3251373-bx1q1b.png)
✔️ 앙리 카강은 1930년 파리 근교 불로뉴비양쿠르에서 태어났습니다. 유대인이었던 그의 가족은 제2차 세계대전 동안 프랑스 남부의 한 마을에서 가명을 쓰며 숨어 지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소르본과 파리 국립고등화학학교를 졸업하고 1960년 콜레주 드 프랑스에서 입체화학 분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68년 파리 남쪽 오르세에 연구실을 열어 1999년 명예교수가 되었습니다. 특히 1971년에는 비대칭 촉매에 사용하는 분자 DIOP를 개발해 이 분야의 개척자로 꼽혀왔습니다.
❗️ 그런데 2001년 노벨 화학상은 비대칭 촉매 연구로 윌리엄 놀즈, 노요리 료지, 배리 샤플리스 세 사람에게 돌아갔고, 카강은 수상자 명단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노벨상은 한 분야에 최대 세 명까지만 수여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었으며, 당시 프랑스 과학계에서는 이 결정에 크게 반발했습니다.
⇢ 그로부터 25년 뒤인 2026년 카강은 무려 95세의 나이로 노벨 화학상을 받았는데요, 2019년 97세로 수상한 존 구디너프(John Goodenough)에 이어 역대 화학상 수상자 가운데 두 번째 고령입니다. 발표 전 노벨위원회와 연락이 닿지 않아 딸 베로니크 르 된프가 "아버지 연구의 창의성과 독창성이 새로운 길을 열었다는 데 매우 기쁘다"고 소감을 대신 전했습니다.
# 카강의 비선형 효과

그림 4. 금속 이온과 한쪽 손 모양 분자를 결합한 촉매로 일으키는 비대칭 반응.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 1980년대 초 카강을 비롯한 화학자들은 위 그림과 같이 금속 원자와 카이랄 리간드 (카이랄(chiral) : 거울상 이성질체를 가지며 그 중 하나의 구조를 의미 / 리간드(ligand) 금속에 결합하는 분자를 의미)를 결합한 촉매(위 그림에서 CHIRAL CATALYST)로 비대칭 반응을 일으켰습니다(즉, 촉매 자체도 거울상 이성질체를 가지는 구조이며 그 중 한가지 구조를 활용한 것).
기본적인 기전은, 반응하는 동안 촉매의 한쪽 입체 구조가 생성물에 일부 전달되므로, 두 거울상 가운데 한쪽 생성물이 더 많이 만들어지는 것입니다.
당시 화학자들은 촉매의 순도(두가지 거울상 이성질체 중 한가지의 비율)만큼만 생성물이 순수해진다고 생각했습니다. 예컨대 촉매가 한쪽 이성질체 비율을 70% 으로 하면 생성물의 순도도 그 비율을 따라간다고 보았고, 둘의 관계를 직선(선형)으로 이해한 것입니다.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6](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7469586-f3tmdb.png)
❗️ 그런데 카강은 이 가정에 의문을 가졌는데, 촉매를 구성하는 금속 원자(Metal ion)는 보통 여러 분자(카이랄 리간드)와 동시에 결합하므로 촉매 하나에 카이랄성 분자(리간드)가 두개씩 붙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그러면 오른손(R)+오른손(R), 왼손(S)+왼손(S), 왼손(S)+오른손(R)의 세 가지 종류의 촉매가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림 5. 오른손형 75%, 왼손형 25%로 섞은 촉매 재료에서 만들어지는 세 종류 촉매와 실제로 반응을 이끄는 촉매의 비율.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위 그림에서 촉매 재료를 오른손형(R) 75%, 왼손형(S) 25%로 섞으면 두 분자가 금속에 무작위로 붙어 RR 56%, RS 38%, SS 6%의 촉매가 만들어집니다. 그런데 왼손과 오른손이 함께 붙은 촉매는 반응을 훨씬 느리게 일으키기 때문에, 실제 반응은 오른손형 촉매(RR) 90%, 왼손형 촉매(SS) 10%가 이끌게 됩니다.
⇢ 즉 생성물의 순도(생성물의 한가지 이성질체의 비율)가 촉매 재료의 순도보다 높아질 수 있습니다. (75%의 오른손형을 사용했으나 실제로는 90%의 반응이 오른손형 촉매에 의해 진행되므로)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7](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6502890-bjfvtx.png)
따라서 두 순도(촉매와 생성물의 순도)의 관계를 그래프로 그리면 직선이 아니라 위와 같이 휘어진 곡선이 나오는데(단순 비례의 직선이 아니라, 생성물 순도가 더 높게 만들어지는), 이를 비선형 효과(non-linear effect)라고 합니다.
카강은 1986년 미국화학회지(JACS)에 이 현상을 보고했고, 이는 실험을 통해 실제로 확인되었습니다.
# 참고문헌 Press release: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6, Popular information: The Nobel Prize in Chemistry 2026, Puchot 외, Journal of the American Chemical Society 108(1986), Nature News(2026. 10.)
일본, 2년 연속 노벨화학상 수상자 배출
![[물질과 에너지] 2026 노벨 화학상, 거울상 이성질체의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관련 그림 8](https://mwrmvhesoayjqsqfjuae.supabase.co/storage/v1/object/public/public-content-images/d67a5cf8-0939-4d60-8a91-2f57c5cfec5a/editor/1791627230025-vc5lse.png)
✔️ 소아이 겐소는 1950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태어났습니다. 히로시마대 부속고교 동창인 에구치 오사무 교수는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소아이는 고교 시절부터 대학 수준의 수학을 공부했고 농구부 연습에도 열심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소아이는 도쿄대에서 무카이야마 데루아키 교수의 지도로 1979년 박사 학위를 받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채플힐에서 입체화학 연구자 어니스트 엘리엘 교수 밑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했습니다. 이후 1981년 도쿄이과대에서 자신의 연구실을 열어 1991년 교수가 되었고, 현재는 같은 대학의 명예교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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